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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HORT STORY

데생

이효석 · 약 3분 · 1,338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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뎃 상

B부인은 병오생이다 병오생의 여자란 거개 더 많이 동적인 듯하다.

부친 위독의 전보가 반드시 귀국의 전부의 이유가 아님을 나는 잘 안 다. 그 돌연사를 기회삼아 어지러운 신변과 심서心緖를 약간이라도 정리 하자는 것이 더 일의적의 뜻이 아니었던가. 그의 생활은 너무도 어처구 니없고 감정은 너무도 다단多端하였던 것이다. 상식적 도덕의 굴레로는 달리는 그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다. 부인은 자유의 준마이다.

그렇다고 남편이 천국으로 간 것은 아니요. 지상 건재이다. 위인이 원 래 펄펄은 하나 장구한 세월에 이어 처지고 무지러져서 지금엔 돌부처 요, 허수아비다. 진보된 도덕관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하는 수 없는 인내 적 달관이 그렇게 만들었다. 한 지붕 밑에 살면서도 두 사람의 생활은 각 각 다르다. 남편이 잘 때 아내는 깨어 있고 남편이 깨어 있을 때 아내는 잠자고-이것은 남편이 매일 사정하여야 할 처지에 있는 까닭으로라고 하더라도 부부는 식탁을 마주하는 법이 적으며 아내가 내객來客을 접대 하여 차를 마시며 레코드를 걸며 할 때 남편은 외딴방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. 침실이 청교도적 규칙을 지켜야 할 것은 물론 이요 그러기 때문에 이 금단을 깨트리려고 한 남편이 아내에게 톡톡히 욕을 당한 것은 도리어 당연하다고나 할까.

남편은 그날 밤 부인의 방에 잠자리를 펴라고 분부하였다. 안잠자기가 고지식이 자리를 만들어 놓자 부인은 안잠자기인지 남편인지 누구인지 를 모르게 날카롭게 호통하며 일껏 편 이불을 들어 맨봉당에 던져 버렸 다. 남편이 눈을 부릅떳는지 머리를 긁었는지는 알 바 없으나 이것은 확 실히 ‘암탉에게 눌리운 수탉’ 이상의 희극이다.

원래 남편이 전임지를 떠나게 된 것도 곡절이 결코 단순한 것 같지는 않다. 셋째 아이를 얻을때에 분인은 잠시 임지任地를 떠났고 남편의 사 랑이 그 아이 위에 가장 엷었다 한 것이다.

그래서 부부는 외딴 고장으로 피신한 셈이나 이 열려진 페이지는 벌써 비밀도 아무것도 아니다. 이 뒤에 올 가지가지의 숨은 이야기야말로 부 인만의 책 속에 감추어져야 할 것이나 웬일인지 벽 속의 일이란 벽 밖으 로 흘러가는 운명에 있는 듯하다.

여자란 소극적이어서 대수對手의 적극적 움직임을 기다릴 뿐이라고 부 인은 그의 연애술을 겸양하여 말한다.

그가 만약 말대로 그같이 소극적이라면 남자란 남자는 대담하고 적극 적이란 말인가. 질그릇 장사도 과자점의 차인꾼도 집안에 부리는 노복까 지도-모두 그같이 대담하단 말인다.

그는 고향의 전보를 받았다. 그는 단신 가까운 항구에서 배를 타고 바 다를 건넜다. 바다를 건넌 곳이 바로 고국이며 고향이다. 간 곳마다 대수 가 있게 되면 고향인들 또 적적할 리 없다.

도리어 그가 간 후로는 마음이 적적하였다. 가지가지 소문을 말하며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고들 수군거렸다.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 그 일신을 위하여서도 가정을 위하여서도 시끄럽지 않음을 사람들은 뜻함 이었으나 그런 원과 추측을 저버리고 부인은 몇 달 후 부승부승한 얼굴 로 다시 나타났다. 눈썹을 가늘게 밀고 파적거리로 양재인지를 배워 가 지고 아무 티도 없이 돌연히 돌아왔다. 사람들은 반가워하는 법도 없고 별반 신통히도 여기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다지 귀찮게 여길 것도 없다.

여름이 무더우니 그는 해수욕을 갈 것이요. 돌아올 때에는 리어카를 탈 것이며. 밤길을 거닐 때에는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. 나는 해변 모래 위에서 그를 다시 만나야 할 것이나 그의 가느다란 눈초리를 보아도 별 감격이 없다. 원컨대 다시는 영문소설의 강講을 청하지 않았으면 할 뿐 이다.

-이런 여자도 있다.

‘루루’ 라고나 부를까. 확실히 궐녀는 일종의 지령地靈임에 틀림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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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편서가에 대하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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